2024년 가을로 접어드는 어느날 등굣길이었습니다.
학교 차량을 맡고 계시는 분에게 흐믓한 이야기를 듣게 됐습니다.
과거 본교를 방문하고 서울로 떠나는 외국 공직 손님들을 태우고 운행에 나셨다고 합니다.
그분들이 이태원의 어느 식당에 들러 단체로 식사를 할 때 아마도 식당의 불친절 등 불쾌한 일을 겪으셨던 모양입니다.
기분이 많이 상하셨던 분위기였다고 합니다.
그분들의 언어를 몰랐지만 어떻게라도 그분들의 언짢은 기분을 풀어드리고자 고민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마침 그분들 나라에서 본교에 유학을 왔던 한 학생과의 친분을 떠올리고 전화로 사정을 설명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학생이 추천하는 모국의 노래를 급히 찾아 침울한 기분에 빠져 있던 버스 안 그분들에게 들려드렸다고 합니다.
그분들이 놀랄 수밖에 없었겠지요.
한국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모국의 노래가 이역만리 본교 버스 안에서 울려퍼졌으니 말입니다.
그것도 식당에서 있었던 일로 기분이 몹시 상한 상태였으니 말입니다.
모국 노래가락에 기분이 풀린 그분들은 함께 노래를 흥얼거리며 식당에서의 불쾌했던 기억을 잠시 잊었겠지요.
그리고 감사하다는 인사를 주고 받으며 무사히 일정을 마무리했다고 합니다.
아마도 귀국한 본교 방문 공직자분 중 어느 분께서는 가끔 우리 대학의 따뜻한 한 구성원을 떠올리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민간 외교관 역할을 훌륭히 하신 그분을 떠올리며 대략 적어봅니다.
저 혼자 알고 묻어둘 수 없어 망설이다가 여기 적어봅니다.
두서없이 적은 글이라 널리 이해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정인열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