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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지고 잘 가르쳐 국가와 지역사회 원하는 인재 키울 것
보도일 : 2021/01/26 보도언론 : 영남일보 작성자 : 홍보실 조회수 : 3277
책임지고 잘 가르쳐 국가와 지역사회 원하는 인재 키울 것

책임지고 잘 가르쳐 국가와 지역사회 원하는 인재 키울 것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사회·교육환경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대학 위기의 원인

입시에서 재입학·편입 중요성 날로 확대, 졸업생·시민 대상 평생 교육기관 필요성

다이내믹한 인력공급 체계 갖춰 나가야어떤 모양이든 감싸서 담는 보자기처럼 기본기가 탄탄하게 다져진 인재로 교육

 

“자녀를 저희 대구가톨릭대학에 보내주시면 책임지고 잘 가르쳐서 성공한 학생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6일 취임한 우동기 제27대 대구가톨릭대 총장은 이날 별도 취임식 없이 기존 입학처장을 입학특임부총장으로 임명하는 원 포인트 인사를 한 후 바로 학장·학과장과의 화상회의로 업무를 시작했다. 총장 집무실에 있던 응접 소파는 치우고 그 자리에 길쭉한 회의용 탁자를 갖다 놨다. 대학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생각보다 좋지 않아 부담이 많고 고민이 깊다고 했다. 대학 교수, 영남대 총장, 대구시교육감(연임) 등을 역임해 교육 현안에 밝은 우동기 대구가톨릭대 총장은현재의 대학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해 온 개혁보다는 더 본질적이고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국가와 지역사회가 원하는 대학으로의 대대적인 혁신에 나설 것임을 예고했다.

 

취임하자마자 신입생 모집 문제로 고민이 많을 것 같다.

 “올해 입시 결과를 보고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생각이 대학보다 훨씬 엄격하고 미래지향적이라는 것을 느꼈다. 이제 단순히 학과 이름을 바꾸고 단기적으로, 즉흥적으로 학과를 신설하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음이 드러났다. 학과를 신설해 학생을 모집하고, 그 학생이 졸업해 사회로 진출하는 데는 넉넉잡아 10년 정도가 걸린다. 이미 그때는 사회가 또 다른 모습으로 변해 있을 것이고, 그 학과는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배출하지 못하는 상황이 된다. 사회와 교육환경은 너무나 급격하게 변하는데 대학은 그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대학 위기의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대학 자체의 구조적인 문제도 한 원인이다.

“공감 가는 이야기다. 우리 사회는 이미 저출산·초고령 사회가 되어 인력 수급이 부족한 상황을 맞았다. 청년 한 사람이 노인 한 사람을 먹여 살려야 하는 상황이다. 또 우리나라는 첫 직장에 진입하는 연령, 곧 입직(入職) 연령이 매우 높다. 남학생의 경우 군 복무기간 2~3년이 더해져 특히 그렇다. 그에 따라 노동생산 가능 기간도 짧아진다. 이런 구조로는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력 수급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직업의 생명주기가 5~10년으로 짧아진 것도 문제다. 졸업하고 취업하면 5년 후에 또 새로운 직업을 구해야 한다. 7년이나 전공 공부해서 평생을 먹고살던 시대는 끝났다.

 

그러면 앞으로 대학은 어떻게 대응해야 한다고 보는가.

"한 전공을 선택해서 평생 팔자가 보장되던 시대는 지났다. 이제 팔자(직업) 5년마다 선택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대학은 신속하고 다이내믹하게 인력을 공급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기초교육·인성교육을 튼튼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축구공이든 네모상자든 어떤 모양이든 감싸서 담을 수 있는 '보자기' 같은 인재를 키워야 한다. 이렇게 기본이 탄탄하게 다져진 인재는 사회적 요구에 따라 얼마든지 재교육을 받아 새로운 직장에 취업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필요하다면 기초교육·인성교육을 2년 동안하는 방법도 모색해야 한다. 이와 동시에 대학은 평생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도 수행해야 한다. 졸업생과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한 재취업 교육 시스템도 마련해야 한다. 앞으로는 입시에서 신규입학보다 재입학·편입이 더 중요해질 것이다.“

 

중세부터 형성돼 온 현재의 대학체제를 근본적으로 바꿀 필요성도 있다는 의미인가.

“그렇다. 대학의 ‘1 2학기-4년 졸업체제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유럽에서 만든 이 시스템을 아직까지 고집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이제는 학생들이 1년이라도 빨리 사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영남대 총장 시 절부터 이런 생각으로 ‘1 3학기- 3년 졸업체제 도입을 시도한 적이 있는데 이제 그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갈수록 교육비용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학 입장에서도 3년제를 도입하면 교육시설의 활용도가 높아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대학이 이렇게 변화한다면 위기를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되지 않겠나 생각한다. 이런 부분에 대한 계획들을 취임사에서미래 100년 새로운 창학이라는 말로 밝힌 바 있다. 조만간 기획단을 출범하고 인류사·문명사적 전환에 대비해 우리 대학의 편제를 어떻게 변화시켜 나갈지에 대해 구성원들의 지혜를 모아 볼 계획이다.”

 

대구가톨릭대는 지역 대학 가운데 독특한 위상을 갖고 있다고 본다. 앞으로 어떤 부분에 역점을 둘 계획인지.

"취임사에서오늘을 채우고라고 표현했는데 이것은잘 가르치는 대학’ ‘입학 때보다 졸업 때 더 빛나는 인재를 키우는 대학’ ‘학생들의 장래가 보장되는 대학을 만들어가겠다는 의미다. 과연 대학들이 학생을 잘 가르치고 있는지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 대학생들은 고등학교 시절까지 교사로부터 밀착지도를 받아 왔다. ‘플립러닝’ ‘하브루타’ 등 토론식 교육에도 익숙하다. 대학에 오면 이런 상황이 더 좋아져야 하는데 현실은 그 반대다. 수강신청·학업관리 등 모든 것을 본인이 알아서 해야 하고, 교수 한 명이 수십 수백 명의 학생에게 일방적으로 교육하는 수업이 허다하다.”

 

시대를 앞서가야 할 고등교육(대학)이 오히려 초중등 교육 시스템에 비해 뒤처지고 있다는 것인가.

“이게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대학 진학 후 오히려 학교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지는 결과가 초래되는데, 이런 현상은 잘 가르치는 대학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한다. 대학이 학생을 선택하던 시절에는 이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학생이 대학을 선택하는 시대다. 누구나 원한다면 대학에 입학할 수 있으니 캠퍼스 안에 다양한 수준의 학생들이 함께 생활한다. 이제 대학도 보편적 기준이 아닌 학생 수준별 맞춤형·밀착형 지도를 해야 한다고 본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이런 맥락에서 취임 후 바로 우리 대학에 재직 중인 신부님들께 상담연수에 참가해 주십사 요청 드렸다. 우리 대학은 단과대학별로 교목신부를 배치해 영성 지도와 상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 제도를 좀 더 내실 있게 운영하기 위해 공감 능력과 대화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상담연수를 제안한 것이다. 마침 우리 대학에 심리학과와 상담대학원이 잘 운영되고 있어 이를 활용할 수 있다. 향후 전체 교수들까지 상담연수를 받을 수 있도록 계획을 짜고 있다. 이제 교수는 학부모와도 원활히 소통하면서 학생 한 명 한 명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그에 맞는 맞춤형 지도를 해야 한다. 교수와 학생 간 밀착지도가 이루어지면 자연스럽게 진로지도로 연결될 것이고, 결국 취업과도 연결되어 학생의 장래가 보장되는 대학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교육환경도 상황이 비슷하다. 현재 대구 시내 모든 고등학교는 와이파이가 100% 작동되는데, 취임해서 알아보니 아직 대학캠퍼스 내 일부 장소에서 와이파이가 작동되지 않았다. 3월 개강 전까지 캠퍼스 내 전강의실에서 와이파이가 작동될 수 있도록 시설공사를 바로 시작했다. 취임사에서 유·초·중등교육의 연장선상에서 교육체계를 짜겠다고 밝혔는데 이런 부분들이 그런 계획의 일환이다.”

 

지역 대학 모두가 힘든 상황에서 대학 간의 협조도 중요한 것 같다.

“앞으로 대학 간의 협력은 생존을 위해서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지금까지는 막연하게 강의를 교류하는 수준으로만 대학 간의 협력이 진행되었는데 이제는 보다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협력 방안이 필요하다. 이런 차원에서 인근 대학에 공동모집·공동교육을 제안해보려 한다. 제도가 잘 정착된다면 신입생 미달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될수도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강의가 계속 이어질 것 같은데 이렇게 되면 대학 간의 구분은 더욱 의미가 없어질 것이다. 이런 시대적인 변화에는 한 대학만이 아니라 지역 대학 모두가 함께 뜻을 모아 대책을 세워야 한다.”

 

지역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대구가톨릭대는 올해로 개교 107주년을 맞이했다. 그렇게 오랜 역사를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학생·교직원뿐만 아니라 지역민의 관심과 성원 덕분이다. 그래서 지역민 모두가 대구가톨릭대는 어느 누군가의 대학이 아닌우리 대학이라고 생각해주셨으면 한다. 우리 지역사회에 필요한 훌륭하고 올바른 인재를 양성하는 대학이 되기 위해 총장의 모든 역량을 쏟겠다. 지역민께서도 우리 대학을 관심있게 지켜봐 주시고 많은 도움과 충고를 주시기 바란다.”

 

 영남일보 박종문기자 kpj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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