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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은 대학원·비수도권 학부 중심… 대학 획기적 개혁을
보도일 : 2022/05/18 보도언론 : 서울신문 작성자 : 이종해 조회수 : 344

교육개혁 이렇게” 우동기 대구가톨릭대 총장에 듣는다

 

교육감 정치성향이 당락 갈라

시도교육감은 정부가 임명을

 

정시로는 창의적 인재 못 키워

학생부종합전형 중심이 마땅

 

고령화·저출산에 노동력 감소

학제 줄여 생애노동 늘릴 필요

 



▲ 우동기 대구가톨릭대 총장이 집무실에서 직원들에게 보고를 받던 중 환하게 웃고 있다.

대구가톨릭대 제공

 

우리나라 초중등 교육 현장을 진두지휘하는 사람이 교육감이다교육 예산결산 편성과 교육규칙 제정학교 신설과 폐지에다 학생들이 먹는 급식 메뉴까지 결정한다산하 교육청 직원들의 인사권도 갖고 있다의회의 감시와 견제를 받지만 실상은 형식적이다의회가 집행부 행정처리에 대해 정치적으로 접근하는 데다 교육 문제에 대한 전문성이 상대적으로 낮아 제대로 된 질의가 드물다. ‘제왕적 교육감’, ‘교육 소통령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영남대 총장에 이어 재선 대구 교육감을 지낸 대구가톨릭대 우동기(70) 총장으로부터 6월 있을 교육감 선거와 바람직한 교육정책에 대해 들어 봤다인터뷰는 지난 16일 오후 동대구역 구내 회의실에서 가졌다.

 

깜깜이 교육감 선거 개선해야

 

-교육감 선거를 두고 깜깜이 선거라고 한다왜 그런가.

 

지금은 같은 지역구라 하더라도 투표지역마다 이름 표기 순서를 바꾸지만 예전에는 투표용지에 이름이 기록되는 게 똑같아 지역의 정치 성향에 따라 당락의 희비가 엇갈렸다. 7장의 투표용지를 받는데 해당 지역의 선호 정당 후보와 같은 순서에 이름이 올라가면 백발백중이다한나라당 후보가 1번이면 무조건 교육감도 첫 번째 후보를 택하더라깜깜이 선거다한 교육의원 후보자는 선거사무실도 내지 않고 현수막도 걸지 않았으나 이 깜깜이 선거 덕분에 자고 나니 교육의원이 됐다고 웃더라.”

 

-듣고 보니 재선삼선이 훨씬 유리한 선거 같다.

 

난 개인적으로 3선 교육감은 뽑아선 안 된다고 본다. 8년만 해도 충분하다시군구 단체장도 마찬가지다후보로 나와 당선되는 사람들은 좋은지 몰라도 지역 주민들로서는 손해다나는 재선만 한다고 말했다가 나중에 재선 2년차 때 교육청 업무가 돌아가지 않길래 3선 출마 준비를 위한 정책기획단을 구성한다고 쇼도 했으나 교육 수요자 입장에서 보면 3선은 바람직하지 않다.”

 

-깜깜이 선거에 대한 대안이 있나.

 

나는 프랑스식 교육자치를 주장한다프랑스는 교육 과정 편성권을 정부가 갖고 대통령 정책에 따라 교육정책이 이뤄진다지역 교육 책임자를 정부가 임명한다그런데 우리는 교육자치를 한다며 직선 교육감 제도를 도입했지만 과목 하나도 마음대로 못 바꾼다내가 교육감 시절 한문 과목을 개설하려 했으나 못했다우리도 교육감을 프랑스처럼 정부가 임명하게 하자는 것이다보수정권 밑에서 진보교육감이 교육정책을 편다는 게 맞는가일각에서 거론되는 러닝메이트제는 법을 바꿔야 한다.”

 

-정부 교육정책에 대해 평가해 달라.

 

역대 대선 토론회에서 교육정책이 언급 안 된 게 이번이 처음이다여야 모두 다루기 어려우니 비켜 간 것이다교육 문제가 없어서가 아니다가장 힘들고 시급한 문제가 교육 문제인데 본질을 잊어버린 것이다특히 지방대학 문제 등 대학 문제는 획기적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학종 정상화 시점 조국사태 터져

 

-어떤 방안이 있나.

 

수도권은 대학원 중심으로비수도권은 학부 중심으로 운영하면 된다지방대 나와서 서울 소재 대학원으로 가고지방대는 대학원 과정을 운영하지 말자는 것이다대교협에 비수도권 대학협의회가 이제 만들어졌다수도권 대학은 정원외 모집을 하지 말아야 한다대신 대학원은 등록금을 자율화해 주면 된다.”

 

-정부는 정시모집을 확대하려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정시모집을 늘려서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필요한 창의적 인재를 절대 못 키운다우리 교육과정은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을 전제로 마련됐다전교조나 보수단체 등 학종 전형으로 가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에서 마련됐다그런데 조국 사태 망령 때문에 정시모집으로 간다는 것에 학교 현장은 굉장히 불안해하고 있다부동산 급등이 이번 정권교체의 원인이라고 하는데 실제로는 대입제도 때문에 부동산이 급등했다정시를 확대하면서 비롯된 것이다부동산 폭등에 불을 붙인 게 입시제도다정시 확대는 수능만 잘 보면 된다는 것인데 기득권층에 유리한 게 수능이다이 상태에서는 개천에서 용 나는 것은 절대 일어날 수 없다학종 때는 서울대 가는 게 대구 시내 전역에 있었으나 지금은 아니다학종이 정상화될 무렵에 조국 사태가 터지면서 다시 아이들이 수성구로 몰렸다수능은 정시 확대가 아닌 자격고사로 바꾸고 학종으로 가야 한다.”

 

-학제 개편을 강조하는데 어떤 뜻인가.

 

예전에 9월 학기제 도입 등을 논의했으나 지금은 그런 단계를 넘어섰다지금은 저출산 고령화시대다인구가 줄어 노동력이 감소한 상태다노동인구를 늘리든지 생애 노동시간을 늘려야 한다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 비해 직장에 들어가는 연령이 세 살 정도 늦다군 입대 문제가 있어 3년의 생애노동시간이 적은 것이다이를 줄여 주면 10%의 인구 증가 효과가 생긴다교육편제를 지금보다 학교급별로 1년씩 단축해 3년 정도 줄일 필요가 있다초등학교 입학 시기를 1년 당기고 중고교를 묶어서 1년 줄이고 대학 1년 줄이면 3년을 줄일 수 있다우리 대학은 3년제 대학 과정을 이미 운영 중이다입학 때 배운 학문이 졸업 때는 죽은 학문이 될 정도로 과학기술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학제편제 개편이 필요하다학문의 생명성을 창출하기 위해서다노동생산 시간을 늘리기 위해서라도 필요하다.”

 

-학령인구가 줄고 있는데 사립학교 폐교 지원책이 필요한가.

 

그렇다사학들이 문을 닫을 수 있는 퇴로를 열어 줘야 한다지금 사학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2, 3세대다경제적으로 어렵다어떤 지역에 가면 학생 5명에 교사는 10명이다교육경비가 그냥 새는 것이다노무현 정부 때 5년 한시 특별법으로 사립학교 폐교 시 기본재산의 30%를 재단이 가져갈 수 있게 해 줬다이런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학교 부지가 보통 3000평에서 5000평인데 도심에 있는 학교를 폐교하면 아파트 단지 하나가 생긴다민주당은 자신들의 가치 때문에 못 하겠지만 이 정부는 할 수 있지 않나이 상태로는 교육경비가 더 든다. 30%를 주고 70%를 가져오면 택지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탈의실도 마련 못하면서 인권타령

-자사고나 외고 폐지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인가.

 

시도 교육청에 존폐 문제를 맡겨라지방에 자사고를 둔다면 수도권에서 인구유입 현상이 생긴다저소득층 입학보장 등 안전장치도 마련돼 있다지방자치교육자치 한다면서 국가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것은 한국뿐이다학생학부모에게 선택권을 줘야 한다.”

 

-다문화시대 외국어 선택권 다양화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1외국어가 영어이다우리나라도 다문화국가가 돼 가는데 이를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아이 엄마가 베트남인이면 베트남어를 제1외국어로 하도록 하면 되지 않느냐1외국어를 다양하게 하면 우리나라에 엄청난 자산이 된다.”

 

-학생평가나 관리에 대해 진보교육감과 시각이 다르다고 들었다.

 

내가 교육감으로 있던 2016년에 통계청에서 만 13세 이상 학생을 상대로 학교생활 만족도 조사를 했는데 우리가 전국 교육청 중에서 1위였다서울대와 세이브더칠드런에서는 당시 한국 아동 삶의 질을 조사했는데 역시 대구가 모두 1위였다대구 어린이가 왜 전북 어린이보다 행복할까라는 신문기사도 났었다건강체력평가의 저체력 비율도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황우여 부총리 때 기초학력미달학생이 제일 적어 상도 받았다그런데 이런 조사를 요즘은 하지 않는다진보교육감들이 학교 간학생 간 경쟁을 조장한다고 주장해서 없앴다하지만 교육 당국은 관리지표가 있어야 한다학생들 수준을 알 수 있어야 하지 않느냐예를 들어 고학력지표는 몰라도 기초학력미달지표는 알아야 한다이게 교육의 기본이자 의무인데 하지 않고 있다정서행동검사행복지수 이런 지표는 관리해야 한다.”

 

교육문제에 보수·진보가 있나

 

-교육감 시절대구의 교육정책이 가장 진보적이라고 하던데 무슨 말인가.

 

전국에서 탈의실 만든 게 내가 처음이다남녀공학인데 여학생들은 교실에서 커튼을 치고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남학생들은 화장실에 가서 갈아입더라당시 초등학교는 체육시간이 있는 날에는 학부모들이 아예 운동복을 입혀 보내더라이게 무슨 학생인권이냐이런 식으로 청소년 시절 성별에 따라 차별받아 온 아이들이니 나이 들면 다른 성에 불신을 갖게 되지 않겠는가진보교육감들이 학생인권 조례 만들었다고 자랑하지만 쓸모없는 것 아니냐앞서 말한 학생의 학교생활만족도 조사정서행동 관심군 비율 등은 진보교육감들이 더 적극적으로 챙겨야 하는 것 아니냐그래서 나는 복도에다 이동식 탈의실을 만들었다신축 학교는 무조건 탈의실을 짓게 했다어느 국회의원은 국회 교육위원 시절 나보고 보수인 줄 알았는데 가장 진보적인 교육감이라고 했다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 보수진보가 따로 있느냐.”

 

박현갑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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